[광주=이홍래기자]조국혁신당 광주시당이 더불어민주당의 중대선거구제 개편안을 '기만적 정치'로 규정하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거대 양당의 밀실 야합으로 전락한 선거제도 개편이 소수 정당의 진입을 막고 일당 독점 체제를 공고히 하려 한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패자부활전'으로 변질된 선거구제, 소수 정당 설 자리 잃나
조국혁신당 광주시당과 예비후보들은 21일 오전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중대선거구제 개편안의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3~4인 선거구제에서 소속 후보를 전원 공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중대선거구제의 본래 취지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기존의 소선거구제가 1등만 당선되는 '승자 독식' 구조였다면, 중대선거구제는 한 선거구에서 2~3명 이상의 의원을 선출해 사표를 방지하고 다양한 정치 세력의 원내 진입을 돕는 제도다. 그러나 민주당이 한 선거구의 모든 의석에 후보를 내는 방식은 사실상 거대 정당이 의석을 독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정치적 다양성을 확보하려는 제도의 본질을 왜곡하고, 낙선한 후보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는 '패자부활전'으로 제도를 악용하는 셈이다.
졸속으로 추진된 제도 개편, '밀실 야합' 논란 증폭
이번 선거구제 개편이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을 받는 이유는 충분한 공론화 과정 없이 거대 양당의 합의만으로 시범 도입됐기 때문이다. 개혁진보 4당이 강하게 반대하며 집단 퇴장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야 양당은 광주를 시범 지역으로 선정해 중대선거구제를 전격 도입했다. 시민들의 의견 수렴 과정이 생략된 채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급조된 제도는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이러한 움직임은 광주 지역의 정치적 역동성을 저해하고, 특정 정당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단순히 선거구의 크기를 키우는 것이 혁신이 아니라, 그 안에 어떤 가치를 담느냐가 중요하다. 현재의 방식은 소수 정당의 목소리를 원천 차단하는 장벽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며, 이는 결국 유권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합특별시 출범 앞둔 광주, 강력한 견제 장치 절실
특히 이번 논란은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출범이라는 거대 담론과 맞물려 더욱 민감하게 작용하고 있다. 통합 단체장 후보로 거론되는 민형배 의원조차 우려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회가 일당 독점 구조를 고수하려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이다. 행정 권력이 비대해질수록 이를 감시하고 견제할 시의회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진다.
만약 시의회가 특정 정당에 의해 장악된다면, 거대해진 통합 행정 권력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일당 독점의 폐해를 극복하고 건강한 견제와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다양한 정당이 의회에 진입할 수 있는 제도적 보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국혁신당은 복수 후보 추천 금지와 시민사회 참여가 보장된 공론화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선거 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팩트체크: 중대선거구제 도입과 논란의 핵심
중대선거구제란 무엇인가?
한 선거구에서 2명 이상의 대표를 뽑는 방식으로, 사표를 줄이고 소수 정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거대 정당이 복수 공천을 할 경우 오히려 독점이 심화될 수 있다.
광주 시범 도입의 배경은?
정치개혁의 일환으로 국회에서 논의되었으나, 기초의원 선거구제 개편 과정에서 여야 합의로 일부 지역(광주 포함)에 3~4인 선거구가 시범 도입되었다.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졸속'의 근거는?
충분한 공청회나 지역민 의견 수렴 없이 선거 직전에 선거구 획정이 이루어졌으며, 거대 정당이 의석을 싹쓸이할 수 있는 '복수 공천' 제한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