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이홍래기자]제56회 지구의 날을 맞아 호남권의 미래 행정 체계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기후 위기 대응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22일, 각기 달랐던 광주(2045년)와 전남(2050년)의 탄소중립 목표 시점을 '2045년'으로 조기 통합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결합을 넘어, 대한민국 에너지 심장부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시민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풀이된다.
생활 밀착형 탄소중립, "산업단지 넘어 시민의 거실로"
민 후보는 "광주는 2045년, 전남은 2050년이라는 서로 다른 목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며, 통합특별시의 출범과 함께 탄소중립 시계를 가장 앞선 수준으로 맞추겠다고 공언했다. 지금까지의 기후 정책이 대규모 RE100 산업단지 조성이나 광역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되었다면, 이제는 시민이 일상에서 효능감을 느끼는 '생활형 탄소중립'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논리다.
실제로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과 집중호우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민 후보가 제시한 '기후안전도시' 조성안은 도보 10분 내에 접근 가능한 생활권 공원을 대폭 확충하고, 학교와 경로당 등 노후 공공건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을 전면 실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기후 위기 대응이 단순히 환경 보호를 넘어, 냉난방비 절감과 주거 환경 개선이라는 실질적인 경제적 혜택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선진 도시의 발자취…코펜하겐에서 배우는 '기후 정의'
전남·광주가 지향하는 2045년 탄소중립 모델은 세계 주요 도시들의 성공 사례와 궤를 같이한다.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은 이미 2025년까지 세계 최초의 탄소중립 수도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도시 전체의 에너지 시스템을 재편했다. 코펜하겐은 지역 난방 시스템에 대규모 열펌프를 도입하고, 시민의 60% 이상이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인프라를 구축해 탄소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스웨덴 역시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목표를 설정하고, 화석 연료 없는 복지 국가를 표방하고 있다. 이들은 탄소세를 선제적으로 도입하여 산업계의 체질 개선을 유도하는 동시에, 발생한 수익을 시민들의 녹색 전환 비용으로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민 후보가 제안한 '햇빛발전소 확대'와 '에너지 수익의 시민 환원' 정책 역시 이러한 글로벌 흐름과 맥을 같이하며, 지역 공동체가 에너지 생산의 주체가 되는 모델을 지향한다.
에너지 고속도로와 녹색 복지, 통합특별시의 새로운 기준
탄소중립의 완성은 결국 기술과 제도의 융합에 달려 있다. 민 후보는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보유한 태양광, 풍력 등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 자원을 통합 관리하는 '그린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을 강조했다. 이는 전남의 생산 역량과 광주의 소비 및 연구 인프라를 하나로 묶어 지역 내 에너지 자립도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시민의 삶을 바꾸는 동력이 된다. 노후 주택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그린리모델링은 저소득층의 에너지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복지 정책으로 기능하며, 늘어난 도심 녹지는 도시 열섬 현상을 완화해 시민들에게 쾌적한 휴식 공간을 제공한다. 민 후보는 "탄소중립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우리 아이가 다니는 학교와 집 앞 공원에서 시작되는 것"이라며, 시민 체감형 정책을 통해 기후 위기를 지역 발전의 기회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팩트체크: 탄소중립 목표 통합의 현실성
- 광주와 전남의 목표 시점이 다른 이유는?
- 사실: 현재 광주광역시는 '2045 탄소중립 에너지 자립도시'를 선언한 상태이며, 전라남도는 정부 가이드라인에 맞춰 '2050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광주는 도심형 에너지 전환에, 전남은 해상풍력 등 대규모 생산에 강점이 있어 통합 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분석된다. - 2045년 목표는 실현 가능한가?
- 분석: 국가 목표(2050년)보다 5년 앞선 도전적인 수치다. 하지만 스웨덴(2045년), 독일(2045년) 등 기후 선진국들이 이미 목표를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지역 차원의 조기 달성은 글로벌 RE100 기업 유치에 결정적인 경쟁력이 될 수 있다.